봄을 알리는 전령사
거제 산골에도 봄 은찾아 왔다.
아직 찬 기온이 맴도는 산기슭에
봄을 알리는 야생화가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다.
변산바람꽃은 년중 제일 먼저 피는 야생화이다.
물론 눈밭에서 볼수 있는 복수초도 있지만.......
변산바람꽃의 꽃 구조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 눈에 흰색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잎이다.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받침잎을 꽃잎처럼 넓게 활용한 것이다.
진짜 꽃잎은 그 안쪽에 초록색, 노란색 또는 황록색으로 빙 둘러쳐진 깔때기 모양이며,
그래서 변산바람꽃의 꽃은 흰색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꽃잎은 초록색, 노란색 또는 황록색이라고 해야 맞다.
이 정도만 알아도 변산바람꽃의 많은 것을 안 셈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알면 거의 다 아는 셈이 되는 것.
변산바람꽃은 왜 하필 추운 시기에 꽃을 피울까 하는 점이다.
남들처럼 따뜻한 봄날에 피면 좋을텐데.
이유는 경쟁과 선택에 있다. 좋은 시기에 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수많은 식물과 경쟁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필승의 전략이 있지 않다면 당연히 다른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잘 살지 않는 험준한 산으로 이동해서 그 환경에 적응해서 살거나,
남들과 시기를 달리해 꽃을 피우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변산바람꽃은 후자 쪽을 택했다.
좀 춥긴 해도 일찍 꽃을 피우면 꽃가루받이를 해줄
심부름꾼들을 독점해서 부려 먹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변산 바람꽃
2014.2월 거제 노자산